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이번 경선 결과에서도 확인됐듯 막강한 당내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히려 ‘당심(黨心)’에서는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그의 선택에 따라 한나라당 선대위의 전체 틀과 본선 전선이 달라질 수 있다. 더구나 경선에 깨끗이 승복하면서 대중적 이미지가 한층 향상됐다. 일단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에 대해 선대위원장을 공식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당의 고정 지지층을 흡수하려면 박 전 대표의 협조가 필수적인데다 ‘이명박-박근혜’ 투톱 체제가 갖춰지면 본선 승리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복 연설만 보면 그도 이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지지자들에게 이 후보 지지를 간곡히 당부했으며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후보 측 관계자는 22일 “박 전 대표가 원칙을 중시하는 큰 정치인임이 확인된 만큼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적극 협조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박 전 대표는 이 후보를 도우면서 여론의 호응과 당내 지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선택이 생각보다 그리 쉽지만은 않다. 우선 박 전 대표는 경선 기간 내내 이 후보를 불안한 후보로 평가했고 각종 문제점을 제기한 당사자다. 더구나 선대위 체제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경우 이 후보의 부침에서 자신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된다. 내년 총선 등을 겨냥한 당내 지분 문제에서 이 후보와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일선에서 선거를 지휘하는 쪽보다 고문 내지 자문역을 맡아 대선 본선에 협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