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과당경쟁 자제 움직임을 보이던 이동전화시장이 다시 혼탁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질경영을 추구하며 자제 움직임을 보였던 이동전화회사들이 올들어 단말기 보조금을 경쟁적으로 늘리는가 하면 광고를 통해 상대방을 자극하는 등 경쟁의 불을 다시 지피고 있다.
업체들이 이처럼 다시 이전투구식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우선 이동전화 인구가 올해말께면 포화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 7월부터는 의무가입기간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가입문턱이 높아져 신규 가입자가 급감할 전망이다.
때문에 이동전화회사들은 일제히 얼마 남지 않은 미가입자 시장을 선점하려고 나섰다. 이와 함께 외자유치를 통해 각기 어느 정도 자금에 여유가 생긴 것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들어 단말기 보조금을 20%나 늘렸다. 상대적으로 수비를 강화했던 이 회사는 시장점유율이 42%대로 떨어지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쪽으로 자세를 바꿨다. 마켓 리더의 힘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태세다. 이 회사는 올해 신규 가입자시장의 50%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기통신·한통프리텔·LG텔레콤·한솔PCS 등도 올해 각각 80~1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단말기 무료제공 등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동전화 5사의 가입자 목표치를 합하면 올해 말께는 이동전화 인구수가 2,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한통프리텔과 한솔PCS는 최근 YMCA가 실시한 이동전화 품질평가 결과를 자사에 유리하게 보도한 신문 기사를 인용, 대대적인 광고에 나섰다. 광고에는 「역사가 길고 가입자가 많다고 품질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선발업체의 신경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신세기통신 등은 YMCA에 항의 공문을 보내는가 하면 통신위원회에 제소하겠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 열린 업계 영업담당 월례 모임에 최고 책임자를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내부적으로는 힘의 우위를 보여준다는 방침이어서 휴대폰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백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