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5년 내 붕괴할것" 메르켈 경제자문 발언 파장


독일 재무부 자문기관인 과학위원회의 회장 카이 콘라트(사진)가 유로체제가 5년 안에 붕괴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콘라트는 벨트암존타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로화 생존에는 제한적인 기회만 남아 있다"며 "수많은 요소가 있어 구체적인 기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5년이 (유로 붕괴에 걸리는 시간으로) 적합해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부채 상한선은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률ㆍ인구증가율 등을 고려해 개별 국가가 스스로 정해야 한다"면서 "개별 국가들이 국가부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진다는 전제하에 부채조정의 자유를 가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남유럽 국가나 프랑스 등이 독일 주도하의 천편일률적 긴축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는 가운데 결국 이 같은 불협화음으로 유로체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텔레그래프는 콘라트가 '유로체제 사수'를 외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국민들의 EU 불신도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가디언이 설문조사기관인 유로바로미터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폴란드 등 6개 나라 국민의 EU 불신도는 58.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의 32.5%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페인 국민들의 여론변화가 두드러졌다. 2007년 EU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23%에 불과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72%까지 치솟았다. 영국에서도 비율이 29%에서 69%로 올랐으며 독일이 59%, 프랑스 56%, 이탈리아 53%, 폴란드가 42%를 기록했다.

가디언은 조사 대상국의 인구가 EU 전체의 3분의2에 달하고 전통적으로 EU에 찬성하던 국가들에서도 EU 회의론이 대두됐다며 앞으로 EU의 민주적 합법성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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