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이머징 시장에 비해 환율ㆍ경제성장률 등이 안정적인 한국 시장이 부각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유럽의 경제 상황이 호전기미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도 높아지자 전통적 선호업종인 전기전자ㆍ자동차 외에 철강ㆍ화학ㆍ운송 등 중국 관련 업종 투자도 늘리는 추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후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7,47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도 장 개장 직후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14포인트 하락으로 출발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 대비 3.80포인트(0.20%) 내리는 데 그치며 1,920.11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자금이 이머징마켓 비중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비중을 늘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거시지표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도ㆍ브라질ㆍ터키ㆍ인도네시아 등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약 두 달 가까이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5월 초 1,100원대에 진입한 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또 하반기 경제성장률 역시 정부의 예상과 비슷하게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를 결정하는 데는 모멘텀도 중요하지만 안정성도 중요하다"며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경상수지나 환율 등 거시적인 지표들이 안정적인 한국 시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중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2,267억원)와 SK하이닉스(1,155억원) 등 전기전자 업종은 물론 고려아연(442억원), 롯데케미칼(369억원), 효성(351억원), 두산인프라코어(231억원) 등 중국 경제와 관련이 높은 철강ㆍ화학ㆍ기계업종도 많이 사들였다.
이민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7월 경제지표들은 중국 경기가 속도는 느리지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유럽의 경기지표들 역시 호전되면서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며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은 국내 기업의 수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같은 추세가 8월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박스권 탈출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