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달 남았다. 그러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의 문은 열려있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시점을 5월11일로 못박음으로써 태극전사들은 남은 한 달여 기간에 독일행 승선 티켓을 따내기 위해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7일 기자회견에서 "5월11일을 기대하라"는 말로 끝맺음을 했다. 모든 것이 이 날에 맞춰져야 하고 그 때까지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말도 곁들였다.
'새 선수를 발굴했느냐'는 질문에도 "명단 발표 전까지 부상, 질병 등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지금 이름을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답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복안은 '운명의 5월11일'까지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아 태극전사 후보군 내의 무한 경쟁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선수들의 의욕이 지나쳐서 부상이 발생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도했다.
그런 점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파 3인방' 설기현(울버햄프턴), 안정환(뒤스부르크), 차두리(프랑크푸르트)에게도 여전히 기회가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음 주 해외파를 점검하러 다시 영국으로 날아간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활약도를 고려해야 한다. 그들이 들어왔을 때 우리 팀에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을 지도 생각해야 한다. K-리그와 유럽 리그의 수준 차이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설기현, 안정환, 차두리가 소속 팀에서 주로 벤치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문장 경쟁구도'의 변수인 김병지(FC서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점도눈에 띈다.
그는 '최고참 급인 김병지가 합류했을 때 기존의 팀 운영에 혹시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코칭스태프가 돌출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김병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듣고 있고 그로 인해 새로운 경쟁체제를 유발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날 아드보카트 감독의 회견 내용을 종합해보면 'K-리거들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의 평가도 그 이하의 평가도 하지 않고 있고, 유럽파에 대해서는 여전히 희망을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지난 1, 2월 해외 전지훈련에서 1차로 옥석을 가려낸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다음달 11일까지 마지막 생존 경쟁을 벌일 몇 자리의 주인을 찾아내기 위해 지금까지보다 훨씬 힘든 고민과 선택이 남아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