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은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고 2막은 역동적이며 우아하다. 국립발레단 정기 공연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석 매진돼 화제가 된 '지젤'은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화려한 군무가 조화를 이루어 발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잡아끌 수 있을 만큼 쉽고 아름다웠다. 19세기 낭만주의의 흐름을 타고 탄생해 1981년 초연한 이래 낭만 발레의 대명사로 알려진 '지젤'은 1막의 극적인 이야기와 2막의 환상적인 군무로 유명한 작품이다. 시골처녀 지젤이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 죽은 후 숲 속을 지나가는 남자들을 죽을 때까지 춤추게 만드는 윌리(결혼 전에 죽은 처녀들의 영혼)가 되지만 윌리들의 포로가 된 알브레히트를 지젤이 사랑으로 구한다는 내용이다. 24일부터 27일까지 선보이는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으로 재구성했다. 23일 프레스콜로 먼저 공개된 '지젤'에서는 김지영(지젤)의 정교하고 노련한 연기와 비보이 출신 발레리나 이동훈(알브레히트)의 재치있고 리듬감 넘치는 연기가 돋보였다. 파스텔톤 무대와 알록 달록한 의상이 돋보이는 1막에서는 귀족과 사랑에 빠지는 순진한 시골처녀 지젤의 천진난만함과 알브레히트의 능청스러운 모습이 생동감있게 묘사됐다. 십자가 하나와 빛으로만 구현된 2막의 황량한 무대에서는 '윌리'들의 군무가 우아하게 빛났다. 또 숲속 사냥 장면에는 진짜 개들이 등장하는 등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연출을 일부 시도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이미 매진돼 안타까운 관객들은 3월 1일 예술의전당 '스프링 갈라' 공연에서 지젤 2막을 모두 볼 수 있으니 그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