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맥을 이어가면서도 독창적인 화풍을 개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잇달아 열린다.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1808∼1893)의 고손자이면서 남농 허건의 장손인 허진(44) 전남대 교수와 근대 서양화가 오지호(1905~1982)의 손자 오병재(32) 화백 등 집안의 화업을 이어받은 후손들의 전시가 그것.
허진 교수는 허련이 세운 운림산방(雲林山房)의 화맥을 5대째 이어오며 한국화의 현대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정처없이 떠도는 현대인의 몽타주가 자연을 대변하는 얼룩말ㆍ코끼리ㆍ낙타 등과 결합해 인간성 회복을 외치는 작품으로 거듭난다.
이번 전시는 올 6월 삼청동 월전 미술관 전시에 이어 두번째 개인전으로 서초동 갤러리 우덕에서 이달 24일부터 내달 13일까지 계속된다. (02)3449-6071
역시 호남 화단의 대표 화가이자 근대 서양화의 주요 작가인 오지호의 손자 오병재씨는 사간동 금호미술관의 영아티스트로 선정돼 12일부터 22일까지 개인전 '마이 에브리데이(My Everyday)'를 연다. 그는 오지호의 차남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지난 1월 안타깝게 타계한 고(故) 오승윤 화백의 둘째 아들이다.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2003년 영국 골드스미스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오 화백은 지난해 대안공간 풀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었고, 이번이 두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에는 군더더기없이 기하학적인 구도의 화면을 통해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낸 최근작이 선보인다. 그의 작업은 할아버지 오지호보다는 아버지 오승윤의 화풍을 이어받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02)720-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