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 '5대 미스터리'

세훨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실시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22일 지난달 12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한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DNA 분석 결과 “유병언이 맞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엉덩이 뼈 일부를 떼어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고 이후 유 전회장의 DNA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오른손 손가락 일부에 남아있던 지문 일부를 분석한 결과 유씨와 일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18일 만에 백골 가능한가= 경찰 발표에 따르면 발견 당시 시신은 “80% 이상 부패해 신원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지난 5월25일 검경이 순천 송치대에서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고 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8일 만에 거의 백골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목격자는 “시신이 발견될 당시는 비가 한창 내리던 시기이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시신의 부패가 빨리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도 고온 다습한 기후가 부패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신이 백골이 드러나고 머리카락이 분리될 만큼 부패가 심하게 진행되려면 18일의 시간으로는 힘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음주 안 하는데 술병?=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주변에서 소주병 2개와 막걸리병 1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변사자가 사망 전 음주를 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하지만 유씨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왜 술을 가지고 다녔는지 의문이 일 수 밖에 없다.

유기농만 먹는 것으로 알려진 유 씨의 유류품에 치킨 조각이 나온 것도 궁금증을 키우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변사체와 남겨진 유류품이 유 씨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

◇조력자가 있었다는데= 유씨는 도주 중 상당수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경은 운전기사 신모씨와 동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만약 동행자나 조력자가 있었다면 왜 유 씨가 혼자 외진 곳에서 숨졌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해결해야 한다.

시신이 노숙자 같았고 주변에서 발견된 신발도 심하게 낡고 닳아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의문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수억원을 제시하며 밀항선을 찾기까지 했던 유씨가 제대로 된 신발 하나 구하지 못한 채 힘겨운 생활을 했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20억의 행방은= 검경에 따르면 유병언은 도피 생활을 위해 가방에 약 20억원을 챙겨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소지품에는 현금이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가방 하나에 가득 들어갈 만한 거액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셈이다.

만약 변사체가 유씨가 맞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다. 도피 중 돈을 다 썼거나 누군가 챙겨 갔다는 가설이다. 타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살 가능성은= 경찰은 변사체에 대해 “사망추정시간·원인은 부패가 심하게 진행돼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억원의 현금이 사라지고 혼자 시신으로 발견된 감안하면 돈을 노린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게다가 검경을 피해 도피생활까지 했던 유씨가 자살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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