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사퇴하는 등 여권이 심각한 선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1일 마지막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질책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당 의장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의 사퇴는 지난 2ㆍ18전당대회에서 취임한 후 104일 만이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창당 2년5개월 만에 8번째로 의장이 사퇴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정 의장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 의장직을 떠나는 것이 최선이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참담한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에 대해 “결과적으로 우리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실패보다 무서운 것은 좌절이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정 의장이 사퇴회견을 갖는 동안 최고위원들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당사에서 후임 의장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해 오는 5일 최고위원회의와 국회의원ㆍ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후임 의장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 의장의 후임은 당헌ㆍ당규상 전당대회에서 차점 득표한 김근태 최고위원이 맡도록 돼 있다. 김 최고위원 측은 지도부 연대책임에 따른 동반사퇴와 사퇴수습을 위한 의장직 승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선거 결과를 보고받고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국정기조에 대해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열린우리당에는 “멀리 보고 인내하는 지혜”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