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연내 최대 10兆 더 산다”
10일 3,000억이상 ‘사자’ 지수 상승 견인펀드자금 힘입은 ‘월요일 효과’도 주목99년이후 투신 주도형 장세 재현 가능성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투신권의 시장 장악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0일 3,000억원 이상을 사들인 투신의 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26.17포인트나 급등했다. 지난 99년 말~2000년 초처럼 투신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투신이 월요일 매수규모가 커지면서 지수가 급등하는 '월요일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가파르게 전개될 경우 99년 말 못지않은 투신 주도형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최대 10조원 매수 여력=지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자금시장의 흐름에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 시중자금이 기존 정액적립식펀드뿐 아니라 자유적립식 및 거치식에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자금의 성격도 '쿨머니(차분한 돈)'에서 '핫머니(조급한 돈)'로 바뀌면서 유입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추석 연휴가 끝난 9월20일 이후에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3거래일 동안(9월20일~10월7일) 2조2,610억원. 특히 10월 들어 4거래일에만 무려 7,780억원이 유입됐다. 이 같은 속도라면 10월 이후 매달 4조원, 3개월간 12조원의 돈이 더 들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목할 것은 자금 흐름의 물꼬가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추세는 최소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투신으로의 자금 유입은 99년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99년 11월 한달에만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1조원. 하지만 당시의 주식형 펀드 기준은 지금의 '60% 이상 주식 의무편입'이 아닌 주식 한 주를 편입해도 포함시켰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도 다수 포함돼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추석 이후 뭉칫돈 등 조급한 성격의 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며 "유입속도가 너무 빨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발 '월요일 효과' 현상도=투신의 시장 영향력은 '월요일 효과'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내고 있다. 투신권이 토ㆍ일요일을 쉰 뒤 이체된 자금이 쌓여 있는 월요일에 주식을 대거 사면서 주가지수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월요일 효과는 자금의 흐름이 바뀐 추석 이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투신이 69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가 16.80포인트 올랐고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역사적인 1,200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달 26일에도 3,72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무려 30.53포인트나 뛰었다. 10월4일에는 투신권이 2,026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는 21.77포인트 올랐고 10일 역시 3,6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면서 26.17포인트나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월요일 효과 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투신권의 시장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0/10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