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동맹단체가 알제리에서 프랑스 남성을 납치한 후 프랑스가 이라크 공습을 중단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IS의 동맹단체인 북아프리카 무장단체 ‘준드 알 칼리파’는 22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에르브 피에르 구르델이라는 이름의 인질을 등장시킨 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24시간 안에 이라크 내 IS에 대한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19일부터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동참하고 있으며, 준드 알 칼리파는 이번 행동이 미국 주도 IS 격퇴 군사동맹에 참여한 국가의 민간인도 살해하라는 IS의 주장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에서 구르델은 복면을 쓴 무장대원 두 명에게 둘러싸인 채 “이 단체가 내게 올랑드 대통령으로 하여금 이라크 문제에 개입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라고 요청했다”며 “올랑드 대통령이 나를 이런 악조건에서 구해준다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알제리 내무부에 따르면 구르델은 프랑스 출신의 55세 산악 가이드로 알제리인 2명과 함께 차를 타고 알제리 티지 우주의 산간 지역을 지나던 중 지난 21일 오전 납치됐다. 알제리인 2명은 풀려났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공개된 동영상은 진본이라면서 “이 테러단체의 협박은 다시 한번 IS와 그 연계세력의 극단적인 잔혹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정부는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그러면서도 “그러나 테러단체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라크 공습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 IS 대변인은 지난 21일 인터넷에 공개한 42분짜리 녹음 자료를 통해 미국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을 거론하며 ‘반(反) IS 동맹’에 참여한 국가의 비이슬람 교도들을 어떤 방법으로든 죽이라고 촉구했다. 준드 알 칼리파는 원래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 소속이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알카에다에서 떨어져 나와 IS 지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