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대 불균형 분석 外

88만원세대(우석훈ㆍ박권일 지음, 레디앙 펴냄)
샌드위치론은 허구다(우석훈ㆍ박권일 지음, 개마고원 펴냄)
"개인 창의력 꽃피게 하라"



진보주의 경영학자인 우석훈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가 한국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연작 '한국경제 대안'(총 4권) 중 두 권을 출간했다.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현실을 파헤친 '88만원 세대'와 한국기업들에 닥친 위기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핀 쉬들란과 에드워드 C.프레스코트가 제시한 '조직론'으로 풀어낸 '샌드위치론은 허구다'가 그것. 세대간 문제와 기업의 위기라는 주제는 상관관계가 낮아 보이지만, 저자는 기업의 미래가 곧 젊은 세대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저자는 첫 책에서 20대의 독립과 사회진출이 지체되고 있는 현상을 통해 한국의 세대간 불균형의 정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아버지와 자녀를 단편적으로 비교했다. 아버지(4050세대)는 대학교 때 낙제점수인 F학점이 수두룩해도 졸업 후 원하는 직장을 골라잡을 수 있었지만, 자녀들(20대)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우수한 학점은 기본이며, 높은 토플성적과 외국어를 위한 해외 연수 등 엄청난 취업준비에 시달리지만 미래는 불투명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두번째인 '샌드위치…'는 60년대 이후 한국의 성장동력이 됐던 기업이 처한 현안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언급해 사회적인 이슈가 됐던 '샌드위치 위기론'에 대해 "한국이 샌드위치 위기를 겪지 않은 때가 언제 있었냐"며 "기업이 내부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담론에 불과하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직론의 관점에서 한국기업은 '군대형' 조직이라고 저자는 규정짓는다. 이는 4050세대 남성위주의 '마초'적인 성격이 짙어 여성과 젊은 세대는 경제적인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책은 군대형 조직인 한국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낸다. 저자는 성장가도를 달렸던 60~70년대 기업에서 군대형 조직은 강점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군대형 조직은 여성과 청년의 창의력을 소화해 내기 힘든 조직이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군대형 조직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함께 어우러져 발전을 꾀하자는 '협동진화' 개념을 도출했다. '협동진화'는 개개인의 다양한 지식이 조직 내에 흡수돼 창의력으로 꽃필 수 있도록 하는 경영모델을 뜻하는 것. 저자는 기업과 젊은 세대가 맞닥뜨린 문제를 속 시원하리 만큼 파헤친다. 그러나 이를 해결할 만한 해법과 대안이 다소 미흡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