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조업중단 방침을 정했고, 10일 단위로 해온 판매실적 공개도 중단했다.또 월별 판매실적도 건설교통부가 매월 15일 발표하는 등록통계로 대체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실적미공개 방침에 대해 타사는 『판매부진에 따른 것이다』고 지적하고 있고, 현대는 『과열경쟁을 막아야 한다는 리딩메이커로서의 선택이다』고 말한다. 내수영업의 사령관격인 김수중 현대자동차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을 만나 그 까닭과 내수시장 전망을 들어보았다.
판매가 부진한데.
▲자동차 내수판매는 지난 3월까지 지난해에 비해 21%가 줄었다. 특히 중형차 시장은 50%가 줄어들었다. 한 차종의 산업수요가 단기간에 절반이 준다는 것은 해당산업이 벼랑까지 갔다는 얘기다. 심각한 수준이다.
판매부진과 실적미공개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각사는 상대방의 판매물량을 수시로 체크하며 팔리지도 않은 차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과대집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건교부에 등록된 자동차는 1백58만대 정도다. 그러나 각사가 발표한 판매규모는 1백65만대에 달한다. 10만대 가량이 뻥튀겨져있다. 한 업체는 약 4만대 정도를 튀겼다. 겉으로 보면 잘팔리는데 누가 자동차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겠는가. 또 잘못된 통계로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도 없다. 바로 알리고, 알아야 한다.
올해 내수 전망은 어떤가.
▲비관적이다. 이대로 가다간 잘해야 지난해 수준이다. 오히려 줄어들 것 같다. 과거에는 언제, 어느달에 이변이 생길지 전망이 가능했다. 80년대 현대가 최대위기로 규정했을 때도 석유파동이라는 요인이 있었으나 그때는 희망이 있었다. 언제쯤 풀릴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다. 한마디로 끝이 안보인다.
내수부진은 언제 부터 시작된 것인가.
▲이것 역시 숨긴 것이다. 내수정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미 시작됐다. 각사가 무이자할부판매와 밀어내기로 숨겨왔다.
각사가 무이자 할부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걸로 아는데.
▲지난해말 각사가 무이자 판매에 들어가면서 엄청난 출혈을 겪었다. 그렇다고 해서 순위가 바뀐 것도 아니다. 1, 2, 3위 그대로다. 시장점유율도 마찬가지다. 아무 이득이 없다. 그렇다면 꼭 출혈경쟁을 해야하느냐는게 각사 경영진들의 생각인 것 같다. 올해도 과거처럼 과당경쟁하면 흔히 말하는 「외화내빈」보다도 더 악화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정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