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전 인베스투스 글로벌 대표의 로비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도 불똥이 튀고있다.
산은은 외환위기 이후 기아자동차, 대우중공업 등의 구조조정을 주도했으며, 한국중공업 등 공기업의 민영화에도 관여한 바 있어 이번 사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02년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을 주도하는과정에서 김씨가 대표로 있던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에 관련 컨설팅을 의뢰한 것으로확인됐다.
대우차는 지난 2001년 11월 법정관리 체제로 들어갔으며 5개월여뒤인 2002년 4월 제너럴모터스(GM)에 매각됐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당시 대우차는 법정관리 상태였기 때문에 컨설팅 용역을 하더라도 채권은행단의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야했다"며 "결국 이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정부 산하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자산 처리에 관한 컨설팅을 김씨가 거의 도맡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도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돼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당시 산은 총재의 아들이 아더앤더슨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의혹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읕 또 비슷한 시기에 아더앤더슨에 대우증권 매각 관련 컨설팅 용역을의뢰했으며, 결과 보고서에서 김씨가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로비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측은 "국책은행으로서 정부를 상대로 별도의 로비를 할 필요가 있었겠냐"며 해명했으나 일각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한 산업은행과 정부간에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한 컨설팅 의뢰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산은은 기아차, 대우차, 대우중공업, 일동제약, 성신양회, 동양시멘트,한국중공업, 한국전력, 한국가스자동차 등의 구조조정과 민영화에 개입한 바 있어김재록 사태로 이래저래 '좌불안석'인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향후 LG카드,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작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며 "당시로서는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할 수밖에 없었고 별 문제없이 큰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