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국세청(HMRC)이 비트코인 구입시 20%의 부가가치세를 붙이는 현행 제도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트레이더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현행 제도에서는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닌 상품권의 일종으로 분류돼 있다.
국세청 측은 "대안 가운데는 독일의 경우처럼 비트코인을 사채(private money)로 재분류해 거래수수료에만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을 공식화폐로 인정하는 방안은 배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은 현행 과세제도가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업체를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비트코인 거래 웹사이트 '퀵비트코인'의 창립자인 휴 할포드톰슨은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방식 때문에 매출이 발생해도 부가가치세 부과기준을 넘길 때마다 손실이 났다"며 "사업의 해외이전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규제의 불확실성과 은행계좌 개설의 어려움 등으로 영국에서는 비트코인 거래가 초기 단계에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자문그룹인 TMF의 리처드 애스퀴드 대표는 "이번 논의를 통해 비트코인이 지난 2000년 이후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있는 금과 같은 지위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국세청(IRS)이 이달 내부 감사기구로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기본적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아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싱가포르는 비트코인 거래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