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수 여력 "아직은 충분"

펀드 자금 쌓여 "6兆까진 더 살수 있다"
지수 추가하락때 '안전판' 역할도 기대
조정 길어지자 신규 자금 유입은 '주춤'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전날 급등했던 증시는 14일 또다시 급락, 한때 1,800선마저 위협받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는가 여부가 아니라 기관들의 매수 여력이 바닥나지는 않을까 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최근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줄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해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투신의 매수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투신의 매수세를 위협할 수 있는 주식형 펀드의 환매는 고점 대비 10% 수준의 조정을 받은 현 지수대에서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코스피지수가 고점(2,004.22포인트)을 찍은 지난 7월25일을 전후로 급증세를 보였지만 조정이 장기화하면서 크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주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조6,173억원으로 직전 주(3조394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중 국내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규모는 1조8,901억원에서 7,609억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투신의 체력이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식 편입 비중(91.01%, 8월3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매수 여력이 6조4,000억원가량 남아 있고 펀드 내 현금 비중이 증가(8.53%,〃)하고 있어 지수 하락 때마다 투신권의 매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보여 시장 방어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이 80년대 이후 4차례 대세 상승 국면에서 코스피와 주식형 펀드 잔고 추이를 조사한 결과 코스피가 정점을 형성한 이후에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상당기간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 고점과 주식형 잔고 고점까지의 시차는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21개월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시작된 것은 코스피가 정점을 형성한 이후 하락률이 20%에서 최대 40%에 달하는 시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고점 대비 10% 하락한 현 주가 수준은 안정권으로 판단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 투자수익률이 아직 높다는 것도 주식형 펀드의 투가 가치를 높이고 있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8월10일 현재 24%로 7월 말 29.6%에 비해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해외 펀드에 비해서도 월등히 앞서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자산 가격에 후행해서 움직이는 유동성의 속성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완급 조절은 있겠지만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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