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이탈리아 재정위기로 패닉에 빠졌던 국제금융시장은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각각 새 정부를 출범시키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굵직한 경제지표를 발표하는 미국에 다시 쏠리고 있다. 또한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위해 구성된 슈퍼위원회의 활동 마감시한이 불과 열흘도 안 남아 과연 미국 의회가 이번 주 재정적자 감축 플랜 마련에 합의할지 여부에도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ㆍ소비 지표들은 미국 경제의 현 주소는 물론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초점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10월 근원 CPI(변동성 심한 식품ㆍ에너지 제외)는 FRB의 목표치인 2.0%을 약간 웃도는 2.1%로 예상돼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경기부양 카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주 연설에서 "FRB의 두 가지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중 물가 분야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본다"며 고용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번 주 줄줄이 강연에 나서는 FRB 인사들이 추가 경기 부양에 관해 어떻게 운을 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재정적자 문제도 이번 주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된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번주 '슈퍼위원회 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지난 8월 미국이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자 상원 6명, 하원 6명으로 구성된 초당적 특별위원회인 슈퍼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10년간 최소 1조2,000억달러의 적자 감축방안을 오는 23일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축 방안을 놓고 공화당은 지출 감축을, 민주당은 증세를 고집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합의한 마련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웰스 파고의 게리 테이어 애널리스트는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합의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안 도출 가능성은 50%정도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슈퍼위원회는 활동기한 연장을 논의한 바가 없어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CNBC는 "지난 8월 신용등급 강등 때만큼 파장은 크지 않겠지만 슈퍼위원회 논의에 진척이 없을 경우 미 정계가 또 다시 마비상태에 빠져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