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일에 강경 태도 보여야

中이어 日방공식별구역 마라도 상공 포함

중국이 자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한데 이어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에 마라도 상공이 포함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짐에 따라 우리 정부가 해당 사안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마라도 영공까지 침범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설정된 1969년에는 영해 기준이 우리 섬 또는 육지로부터 3해리(5.4km)였는데 1982년 유엔해양법협의가 완성되면서 영해 개념이 12해리(21.6km)로 확장됐다"며 "그러다 보니 일본 JADIZ를 우리 영해가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우리 영해와 영공이 확장됐기 때문에 우리 항공기가 해당 상공에서 활동할 때 일본에 통보하지 않는다"며 “우리 영해이고 영공이기 때문에 통보할 의무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도가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속해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본 측과 10여 차례 확장 문제를 논의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은 6.25 전쟁 때 이미 만들어졌으며 일본과는 관련 문제가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어도 상공이 JADIZ와 겹치는 문제를 강하게 항의할 경우 일본이 독도 문제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 또한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이어도를 KADIZ로 선포하면 일본은 독도를 JADIZ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며 “독도의 경우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곳인데 굳이 국제적 분쟁을 일으킨다면 일본측에 유리한 상황만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방공식별구역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강경한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의 CADIZ 선포에 대해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한 일본과 달리 격이 낮은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을 불러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치는 등 중일 양국 사이에 끼여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는 28일 제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중국이 미일 양국에 “CADIZ와 관련, 중국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마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우리측 입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