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訴 합의점 찾는다

美 법원 "조율하라" 명령
최지성-팀 쿡 직접 협상

치열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법원의 명령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양사가 그간 물밑에서 협상을 벌여왔다는 관측은 제기됐지만 공식 협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최근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심리에서 양사가 협상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법원의 명령을 수용하면서 양사는 조만간 협상을 벌이게 됐다.

루시 고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연방판사는 "법원은 양사가 소송전을 이어가기 전에 의견조율을 위한 협상을 거칠 것을 권고한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재판일정을 다시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 법원 산하의 별도조직인 소송외분쟁해결기구(ADR)를 통해 진행된다. 협상시한은 90일 이내이며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법률책임자가 직접 법원에 출석한다. 이에 따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가 법원에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CEO가 직접 협상에 나선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향후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년을 넘긴 특허소송전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협상 자체가 법원의 중재로 이뤄진 만큼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송천 KAIST 경영대 교수는 "지루한 공방전을 이어온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연내 타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다만 이번 협상자리가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어서 가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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