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더 아껴라’
기름값이 날로 치솟으면서 지구촌이 에너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기름값걱정을 안했던 미국에서조차 에너지를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우선 미국내 산업현장을 보면 건설업체들의 에너지절약정신이 눈에 띈다. 지난 2000년 캘리포니아에서 전력난이 발생한 후 미국에서는 에너지절감을 위한 설계강좌가 처음으로 개설됐다.
처음에는 이 강좌에 대한 관심이 시들했지만 최근에는 수강자를 모두 수용하지 못할 정도다. 최근 4년간 강좌를 이수한 사람이 1만9,000명이지만 이 가운데 9,000명은 올 9월에 교육을 받았을 정도다.
일반 주택보다는 상업용 건물의 에너지절감투자가 활발하다. 에너지절감투자에 대한 수익은 일반 주택보다는 상업용 건물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텍사스의 댈러스-포트워스공항은 유리창에 센서를 부착해 실내조명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날이 아주 맑으면 실내 조명의 밝기가 약해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실내 조명이 더 밝아진다.
더욱이 댈러스공항은 600만 갤런(1갤런은 3.79리터)규모의 축열탱크를 설치했다. 전기요금이 싼 야간에 열을 비축한 후 낮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댈러스공항은 이런 에너지 절감투자로 전기요금을 최고 91%나 줄였다.
신축 건물의 경우 에너지 절감용 특수유리를 설치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유리창에 특수도료를 발라 외부의 햇빛은 들어오도록 하고 내부의 열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냉ㆍ난방이 가능한 건물도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하와이의 자연에너지연구소는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겠다는 목표다. 더운 지방인 만큼 냉방이 필수적이지만 섭씨 6.1도의 바닷물을 파이프로 끌어들여 냉방에 사용할 계획이다.
에너지절감은 환경보전에도 도움이 돼 일석이조다. 에너지 사용량이 줄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량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에너지절감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470만개의 상업용 건물 가운데 10%만이 이런 에너지절감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