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 속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 커져

주식시장에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프로그램 매매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대로늘어나면서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지속되고있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매수와 매도를 합쳐서 8조8천478억원으로 1월 11조5천298억원에 비해 34%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루평균 프로그램 매매금액도 6천556억원에서 6천353억원으로 소폭감소했지만 유증시장 거래대금에서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5.69%에서 7.18%로늘었다.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은 작년 10월 8.29%로 고점을 찍은 뒤 감소를 보여 11월과12월에는 각각 6.55%, 5.69%으로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이달 들어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확대된 것은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감소한 데다 코스피지수가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우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가운데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다보니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이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웩더독 현상도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1천억~3천억원대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된 23일과 24일 코스피지수는 이틀연속 상승했지만 2천억원대 매도 물량이 쏟아진 22일에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외국인의 투기적인 선물매매로 인해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0.2~0.4포인트 구간에 등락을 거듭하는 사이에 프로그램 매매는 장중 변동성을 높이는역할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달 9일 선물옵션 만기일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에 좌우되는 증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매 양상을 보이며 매도 차익잔고를 1조8천억원까지 끌어올린 연기금의 인덱스 스위칭 매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차근월물인 6월물이 고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연기금이 만기일을 앞두고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인덱스 스위칭 매매 형태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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