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조 베팅… 삼성동 시대 열다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로
한전부지 낙찰… 2022년께 완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 삼성동의 한국전력 부지에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든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의 본사로 자동차박물관과 출고장·어린이체험관·호텔 등이 들어선 자동차 테마파크다.

한국전력은 18일 삼성동 부지 7만9,341㎡(약 2만4,000평)의 낙찰자로 현대차그룹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낙찰가격은 10조5,500억원으로 부지 감정가인 3조3,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등 13곳이 참여했으나 이들 2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곳은 보증금을 내지 않았거나 감정가와 같았던 예정가격보다 낮을 가격을 써내 무효 처리됐다.

현대차는 "이번에 낙찰된 한전 부지에 세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100년 앞을 내다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로서 그룹 미래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에 낙찰받은 한전 부지에 초고층빌딩을 지어 30개인 모든 계열사를 입주시키고 호텔과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시설을 추가로 지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가졌다. 완공시기는 오는 2022년께로 잡고 있으며 기부채납 및 인근 지역 개발과 건설비 등을 감안하면 총 개발비용은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높은 입찰가를 써내면서 고가매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입찰에서 컨소시엄을 이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의 주가가 이날 동반 급락했다.

현대차는 26일까지 한전과 부지 매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금납부는 계열 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 4개월 단위로 3회 분납하는 방식으로 조기 대금납부도 가능하다.

한전은 "매각업무를 집행하면서 특혜시비 및 헐값매각 해소에 최대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부지매각으로 받은 돈을 부채감축에 사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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