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애플 아이폰5가 공개되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소송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는 기존 소송에 주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아이폰5에 대한 특허소송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13일 "현재로서는 아이폰5에 대한 특허소송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만 소송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이지 소송 자체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아이폰5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안과 기존 본안소송에 아이폰5를 포함시키는 방안 모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 시기는 아이폰5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21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주요 외신이 아이폰5에 대해 '애플의 혁신이 다했다'는 평가를 내놓는 상황에서 아이폰5 출시일에 특허소송을 제기하면 애플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시작한 지난해부터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면 특허소송을 검토할 계획임을 속속 내비쳤다. 지난해 10월에는 애플이 '아이폰4S'를 공개하자 다음날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아이폰5 공개 하루 전인 12일 기자들과 만나 "애플과는 부품 분야에서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에 특허소송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LTE 통신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고 말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애플이 아이폰5에 4세대(4G) 이동통신기술인 LTE를 지원하는 것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3세대 통신특허에 이어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LTE 특허까지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분석 전문업체 IRW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LTE 표준특허 중 9.36%인 1,177건의 특허를 보유해 1위를 기록했다. 상위 5%의 핵심 특허에서도 79건을 보유해 퀄컴(81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도 이번 아이폰5 출시 행사장에서 "LTE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술 중 가장 복잡한 기술"이라고 밝혀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가 특허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