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개성시대 선언」
컴퓨터업체들이 튀는 외관, 튀는 디자인의 PC를 앞다퉈 선보이면서 이색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누드 PC」, PC본체와 모니터를 하나로 만든 「합체 PC」 등 특이한 모양의 제품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PC시장의 제품경쟁이 속도와 메모리 용량, 멀티미디어 대응능력 등 성능 향상에 치중하던 것과 비교하면 새로운 경쟁 양상이다.
디자인으로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의 애플컴퓨터. 애플은 지난 5월 속이 들여다 보이는 「누드 PC」 아이맥(iMAC)을 출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맥의 인기비결은 무엇보다도 혁신적인 디자인. 둥글둥글한 모양에 투명한 녹색 케이스를 하고 있다. 또 본체와 모니터가 한몸을 이룬 점도 젊은 층의 기호와 맞아 떨어져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이맥이 모니터로 전통적인 CRT(음극선관)를 사용하는데 비해 액정화면(LCD)을 장착한 일체형 PC도 최근 출현했다. LCD모니터를 채용한 합체 PC도 틈새시장을 개척하며 주목받는 제품. 지난해 말 처음 등장한 이후 일본의 히타치제작소, 세이코 엡슨, 샤프, 미국의 컴팩 등이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제품의 성공에도 역시 디자인의 발상 전환이 한몫 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대우통신과 중소 전문업체인 에이텍시스템이 합체형 액정화면 PC 개발을 마치고 이달중 선보일 예정이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柳基範)은 「디노(DENO)」라는 브랜드로 13.3인치 제품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합체PC가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중간제품이라는 장점을 부각시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계층에 마케팅을 집중하기로 했다.
에이텍시스템(대표 신승영·辛承暎)도 15.1인치 제품(모델명 플래탑500)을 이달말 선보인다. 에이텍은 이 제품의 판매를 위해 전국에 20개의 대리점을 갖추는 한편 신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PC업계는 이같은 디자인 경쟁이 PC기술 발전의 한계와 시장 침체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하고 있다. 성능이 엇비슷해지면서 가격인하 경쟁에 나섰지만 수익성만 악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포장」 경쟁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또 합체형 액정화면 PC와 11월중 한국에도 소개될 아이맥의 성패여부에 따라 「튀는 제품」이 한동안 PC시장의 새로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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