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 시안] 각 부처별 반응

<외교통상부>외교부와 산자부로 이원화된 통상교섭과 통상진흥 기능을 일원화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운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1안이 현실성이 있으나 통상교섭본부장의 지위가 격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반면 2안인 미 무역대표부(USTR)를 본딴 대통령 직속의 통상대표부 신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개방 정도를 감안할 때 방어적일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통상 현실상 USTR과 같은 공격적인 조직은 맞지 않다는 것. 게다가 대통령직속이 된다면 정치적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노동부>노사안정, 고용창출 등 업무가 늘어나는 시점에 기구와 조직을 줄이는 안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먼저 직업훈련기능의 교육부 이관에 대해 노동부는 직업훈련이 실업정책의 4대 기둥의 하나라며 미국등 선진국도 실업정책 속에 예외없이 직업훈련 부문이 들어있음을 지적했다. 또 노사분규 조정 기능을 노동위원회나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는 문제도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현실을 무시한 방안이라고 반발했다. 고용보험 징수의 외부위탁안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이 통합되는 2000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설교통부>이번 시안에서 다른 부처로 뺏기는 업무가 거의 없어 일단 느긋한 입장이다. 이때문에 부처간 업무 조율보다 해양수산부의 존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양부가 없어질 경우 해운·항만 등 과거 해운항만청 기능을 흡수하게 돼 조직 축소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부 조직을 줄이더라도 유휴인력중 일부를 해운·항만 부서로 재배치해 인사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인류의 마지막 보고인 바다를 우리 손으로 직접개척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전담하는 부처가 있어야 하며 나아가 산업자원부의 조선관련 국제안전규격업무와 행정자치부의 도서 및 소규모항 개발자원 배분 기능도 해양부로 이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양부는 따라서 현행체제를 유지하되 조직 및인력감축을 하는 제1안을 선호하면서 이 경우 현재 1실 6국체제인 해양수산부 조직에서 국제협력관실이 어업진흥국으로 흡수개편되고 항만정책국은 해운물류국이나 항만국으로 기능별로 이관되는 등 2개국, 8-10개과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인력과 조직을 감축하는 방안에 대해 어느정도 수긍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부와의 통합안은 고유 업무를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복지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연금보험국의 분리안을 내놓고 있다. 또 2022년에는 노년층이 전인구의 14%(750만명)을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련업무를 「노인복지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림부>식품산업국의 신설을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의견이 맞선다. 농림부는 외국의 프랜차이즈·패스트푸드 등이 잠식한 국내 식품시장을 되찾기 위해 식품산업국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식품산업 원료인 농·축산물의 수급 조절을 위해서도 농림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월 식품관련 부서들이 통합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탄행한 만큼, 아직도 농림·해양부에 남아있는 식품관련 부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청 산하에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문화관광부>21세기가 문화의 세기이고 문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해온 현정부가 기구 및 인력감축에만 정책방향을 잡은 나머지 영상문화와 관광사업에 대한 배려가 없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국어연구원을 책임운영기관화한다는 시안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두 기관은 국가가 수익사업을 올리려는 것도 아니므로 국민들의 문화 정체성을 유지하고 문화복지 수준 향상을 위한 기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한편 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도 청소년문화 창달을 책임진 문화관광부로 와야 한다는 의견이다. <환경부>건설교통·농림·산업자원부 등에 흩어진 물관리 체계를 효율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해 환경부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자연환경을 제대로 가꾸기 위해 전국토의 60%인 산림 관리 주무부서인 산림청을 환경부로 이관해야 하며 환경·교통·인구·재해 영향평가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해양부로부터 관련 기능을 넘겨받거나 최소한 개펄과 해양생태계 보전 기능이라도 환경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시안대로라면 노동부의 직업훈련 및 고용기능, 과기부의 기초과학 지원기능 등 덩치 큰 업무를 넘겨받게 돼 즐거운 표정이다. 반면 초중등교육 관리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하라는 내용에 대해선 『이미 다 넘기고 정책기능만 남아 넘겨줄 게 없다』는 반응.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은 곧장 취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직업훈련 및 고용기능은 교육 훈련과 동떨어질 수 없다』며 『교육부 이관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기초과학 지원대상자들이 교육부가 지원하고 관리하는 교수들인 만큼, 교육부가 관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자치부>중앙인사위 설치로 기능이 더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위원회 구성멤버의 한 축이 될 총무처출신 직원들은 밝은 표정이다. 이들은 중앙인사위를 기획예산위처럼 대통령 직속으로 두되 정책기능만 맡기는 제1안이 채택될 것으로 관측했다. 정책·집행기능을 모두 갖되 총리실 소속의 인사행정처로 격을 낮추는 방안은 공무원 사회에 변혁의 바람을 일으키려는 金대통령의 개혁의지를 뒷받침하기 어렵고 옛 총무처와 조직 형태가 비슷해 채택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 <법무부>법무부와 일선 검찰청의 검사들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조직을 단기 진단만으로 개편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법조계 전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장기과제로 연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정직 공무원들은 「교정보호청」이 신설될 경우 독립외청으로 위상이 올라가 차관급의 교정 총수가 나온다는 점에서 일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보호직과의 통합은 수십년간 굳어져온 직렬체제상 엄청난 혼선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공정위>당초 경영진단팀이 소비자보호정책 기능을 공정위로 넘기는 단일안을 제출했으나 심의과정에서 복수안으로 바뀐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경쟁을 촉진시키려면 소비자정책과 경쟁정책을 한 부처가 맡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경영진단팀도 이에 동의, 소비자정책을 공정위로 이관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최종 심의에서 「현행 유지」라는 표현이 들어가며 복수안이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총리 공보실>1차 개편때 조직과 인력이 대폭 축소된 공보실로서는 이번 개편에서 인력이 늘어날 경우 공보업무가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뤄질수 있을 것으로 기대. 특히 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현재 1급인 공보실장을 장관 또는 차관급으로 격상시키자는 입장이어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국정홍보 기능을 문화관광부로 넘기는 안에 대해서는 각 부처의 시책을 문광부가 일괄 홍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정경·산업·사회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