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제대로 안 내는 부동산투기거래는 이제 꼼짝없이 다 걸린다`
올 7월부터는 금융거래 일괄 조회를 통해 토지 등 부동산을 팔고도 가격을 축소 신고해 양도세를 줄이거나 뚜렷한 소득도 없으면서 부동산을 사들이는 투기성 거래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또 지금까지는 부동산 거래가격을 축소 신고해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금융계좌 일괄 조사를 통해 실제 거래가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세청은 현실적으로 모든 부동산 거래에 대해 금융거래를 일괄 조회할 수는 없는 만큼 1년 내의 단기매매 등 투기혐의가 짙은 거래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금융거래를 일괄 조회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단 금융거래 일괄 조회가 허용되면 우선 매도자를 대상으로 매매가격을 제대로 신고했는 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본점 통해 분산된 계좌 정보를 모두 파악=지금까지는 금융거래 일괄조회는 상속ㆍ증여세 조사 등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가능했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의 경우 매매자의 금융기관 점포를 먼저 파악해야 그 점포를 통해 금융거래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여러 개의 금융기관 점포를 이용해 자금을 거래할 경우 이런 방법으로는 실제 금융거래 내역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금융거래 일괄조회가 허용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금융기관 본점에 부동산 매입자 및 매도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 사항을 제시하면 그 금융회사 본점 및 지점에 개설된 계좌에 대한 자금거래 내역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매도자가 부동산을 판 대금 가운데 일부를 금융회사에 예치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관한다고 해도 매입자의 금융계좌 정보를 통해 얼마나 돈이 빠져 나갔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즉 15억원 짜리 토지를 팔았지만 세금을 줄이기 위해 9억원에 판 것처럼 꾸며도 금융계좌를 추적하면 실제 거래가격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매입자의 자금출처가 의심될 경우 증여 및 상속세 조사도 이뤄진다.
◇토지 투기 거래 방지에 초점=금융거래 일괄 조회가 이뤄지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보다는 토지 거래를 통해 매매차익을 늘리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의 경우 양도세 과세 표준으로 삼는 기준시가가 보통 시가의 90%에 달한다.
반면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가 실제 거래가격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인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농촌지역의 경우 토지 공시지가는 시가의 50%에 불과하다. 또 도시지역에서도 토지 공시지가는 보통 시가의 80% 수준이다. 따라서 거래금액을 축소 신고해 세금을 줄이려는 유혹이 클 수 밖에 없다. 토지 매도자의 매매가격 축소 신고 혐의가 짙거나 미성년자 등 일정 소득이 없는 사람이 매입자인 경우 국세청은 매도자와 매입자의 금융계좌를 일괄적으로 조회해 실제 거래가격을 파악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토지 거래금액을 축소 신고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면서 투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