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보호할 수 없을 까. 집 없는 서민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계약기간중에 길거리로 내몰린다면 정말 낭패다.전세보증금과 관련해 세입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많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근간으로 전세권설정, 확정일자, 전입신고, 임차권 등기 등이 그것들이다. 여기에다 근저당, 가압류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섞이면 세입자들은 혼란할 따름이다. 세입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본다.
◇확정일자 날인및 전입신고는 기본이다=전입신고를 하면 경매, 매매 등으로 집주인 바뀌었을 때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계속살 수 있는 권리인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경매에 부쳐졌을 때 근저당 및 전세권 설정이후에 전입신고를 한 경우에는 대항력을 행사할 수 없어 무조건 집을 비워줘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없다.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은 간편하고도 강력한 장치가 된다. 확정일자는 임대차계약에 의해 생긴 일종의 채권인 임차권을 물권화시켜 세입자가 변제권을 갖도록 해준다. 집이 경매처분될 때 근저당 설정 이후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세입자는 후순위가 돼 낙찰대금에서 근저당금액을 뺀 나머지 돈에서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게 흠이다. 확정일자는 전세계약서를 첨부하면 동사무소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
◇전세권 설정은 가장 안전한 수단이지만 쉽지는 않다=전세권을 설정하면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확정일자를 받지 않아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는다. 이에 따라 서울에 살면서 제주에 있는 주택에도 전세권설정을 할 수 있다. 집 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것도 장점. 그러나 전세권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사가더라도 전세금 돌려받을 수 있는 임차권 등기=3월부터 새로 도입된 제도. 효력은 전세권등기와 같지만 집주인의 동의가 없이도 가능한게 장점. 3월이전에는 임대계약이 만료됐는데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한 소송에서 승소한 후 집을 비워줘야만 집을 경매처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집을 비우면 경매처분시 우선변제권을 상실하므로 세입자가 사실상 경매신청을 하기 어려웠다.
임차권 등기는 전세기간이 만료됐을 경우에만 설정할 수 있으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가더라도 우선변제권을 인정받는다. 임차권등기를 하려면 확정일자가 명기된 임대차계약서와 주민등록등본, 거주사실 확인서 등이 있어야한다.
◇소액임차 보증금은 최우선으로 돌려받는다=전세보증금이 소액(특별시 광역시는 3,000만원 이하, 지방은 2,000만원이하)일때는 살던 집이 경매에 부쳐지더라도 선순위, 후순위 여부에 관계없이 낙찰대금에서 최우선적으로 1,200만원(특별·광역시) 또는 800만원을 세입자에게 변제해주는 제도다. 확정일자는 필요없으며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계약서를 갖고 있고 현재 거주하고 있어야만 소액임차보증금 우선변제권을 가질 수 있다. 단 법원에 배당신청을 해야한다. 확정일자를 받아두었다면 경락대금에서 1,200만원 또는 800만원을 우선 변제받은 후 선순위 변제권자(최초 근저당권자)가 배당을 받아가고도 남은 돈이 있다면 추가로 변제를 받을 수 있다.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도 있다=전세계약 기간이 끝나고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보험회사가 집 주인 대신 전세금을 전액 돌려주는 상품.
주택임대차신용보험은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없다. 입주일로부터 5개월 이내에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보험요율은 연간 보험가입금액(보통 전세금액이며 이 보다 적은 금액으로 가입해도 된다)의 0.5%, 보험기간은 전세계약기간에 30일을 더한 날 까지다. 서울보증보험(02-3671-7000)에서 취급한다. /이은우 기자 LIBR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