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국시리즈도 비룡과 사자의 격돌로 치러진다.
SK 와이번스가 외나무다리 대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밀어내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SK와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25일(오후6시 대구구장)부터 7전4선승제로 최후 승자를 가린다.
SK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끝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홈팀 롯데를 8대4로 꺾었다. 4번 타자 박정권(30)이 0대1로 뒤진 4회초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고 4대1로 앞선 6회 연타석 2점 홈런을 뿜으면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박정권은 2009년 플레이오프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MVP에 오르며 진정한 ‘가을 사나이’로 우뚝 섰다.
박정권을 앞세운 SK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롯데는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물러나야 했다. 롯데는 6회말 3점을 뽑아 2점차로 추격했지만 8회 2점을 다시 허용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였다.
하루를 쉬고 개막하는 한국시리즈는 지난해와 같은 매치업이지만 두 팀의 사정은 확연히 다르다. 삼성은 선동열 감독 대신 ‘초보 사령탑’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SK도 ‘야신’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시즌 중 이만수 감독대행이 사령탑에 앉았다. 한국시리즈로 팀을 이끈 사상 첫 감독대행으로 기록된 이 대행은 특히 ‘대구의 아들’로 잘 알려져 있어 더 눈길을 끈다. 선수 시절 이 대행은 홈런 타자로, 류 감독은 명유격수로 대구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이 대행은 “앞이 캄캄했는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 선수들 덕에 여기까지 왔다. 한국시리즈 전략은 내일(24일) 짜겠다”고 했고 류 감독은 “SK가 역시 단기전에서 강하다. SK의 왼손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SK가 삼성에 4전4승으로 완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