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화성에 우주인을보낸다면, 화성에 체류하는 우주인은 과연 무엇을 먹어야 할까.
물론 인류의 화성 탐사는 빨라야 20년 뒤에나 실현될 장래 이야기지만, 미국과유럽의 과학자들은 전문 요리사들의 도움을 얻어 화성 거주 우주인의 식사 메뉴를 개발하려고 이미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 연구에 착수하게 된 것은 우주비행사가 지구를 출발해 화성까지 가는데 6개월,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데 1년, 화성에서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데 6개월등 화성 여행 및 탐사 기간이 짧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동안에는 요즘 우주인들처럼 냉동건조됐거나 캔 속에 든음식을 먹으면 된다. 하지만 화성 장기 체류시 이런 음식들을 가져 가려면 적재물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별도의 '화성 음식'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우주국(ESA)에서 화성용 음식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엔지니어 크리스토프 라쇠르는 "(우주에서) 임무수행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곳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먹거리를 재배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SA 과학자들은 최근 미래의 화성 탐사대원들에게 비타민과 단백질, 탄수화물을 제공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식물로 토마토와 상추, 감자, 콩, 시금치, 양파,밀, 쌀 등 8종을 확인했다.
이 작물들은 매우 다양한 용도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작물들의 재활용 비율을 60%까지 올리는데 성공했고, '알랭 뒤카스 포르마시옹'이란 프랑스 식료품 회사는 이 작물들을 이용한 요리 70~80개를 고안해냈다.
고안된 요리들에는 폴란드 빵처럼 효모없이 발효되는 `화성빵', 수경재배로 키운 버섯이나 토마토로 만든 수프, 콩과 감자, 쌀 식초로 만든 샐러드 등이 있다.
그러나 고기 요리는 화성에서 동물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탐사대원들은 스테이크나 소시지가 몹시 먹고 싶을 때 고기향이 나는 두부를 먹어야 할 형편이다.
물론 두부 외에 실험실에서 조직배양한 닭고기나 생선 같은 고기 `유사품'도 개발중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금방 죽은 금붕어의 살아 있는 근육조직을 떼어낸 뒤 이를 세포 배양액에 일주일간 집어넣어 14% 성장시키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화성 음식을 개발해 놓더라도 탐사대원들이 실제 맛있게 먹지않을 가능성이 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