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조3,300억엔 5년내 최고/미 채권 대인기… 매입 3.5배늘어일본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등 해외 유가증권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금리와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때문에 국내 투자에 매력을 잃은 투자 자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일대장성은 10일 지난해 일본의 해외 유가증권(주식, 채권) 순투자가 전년보다 20%증가한 9조3천3백억엔으로 지난 91년의 9조9천6백억엔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채권에 대한 순투자액은 전년보다 7%증가한 8조3천9백억엔으로 전체의 89%선에 달하고 있어 일본산 채권이 투자가치로서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렇게 일본 채권이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은 사상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금리(재할인율 0.5%)때문. 즉 시중금리와 연동하는 채권수익률로 볼때 채권값이 너무 높아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당연한 결과지만 일본의 해외 채권투자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미 채권매입이다. 지난한해만도 일본 투자자들은 전년보다 3.5배이상 늘어난 4조9천4백억엔의 미 채권을 매입, 전체 해외 증권 투자중 절반이상(52%)을 쏟아부었다. 침체와 호황이라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양국 경제상황에 따라 일본돈이 수익성을 찾아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해외주식투자는 더욱 극적이다. 지난 95년 2백88억엔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투자는 지난해 9천2백95억엔으로 무려 30배이상이나 급증했다. 즉 일본 주식시장이 전반적인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연일 사상 최고치 갱신하고 있는 미국, 유럽 증시의 주식 구입을 위해 자금이 급속히 빠져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도 미국은 일자금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해외주식투자액중 43%인 4천63억엔이 월가의 우량주 매입에 나섰으며 그다음으로 독일(1천5백90억엔), 영국(1천1백75억엔)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증권 구입 붐은 일본의 금리가 최저수준을 계속 맴돌고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상,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금의 이탈이 엔화의 약세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까지만해도 일본투자자들은 환리스크가 거의 없는 엔표시 채권, 주식을 매입했으나 이제는 달러화나 다른 유럽통화표시 증권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을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투자자금의 해외유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일본의 금리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최저수준의 재할인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정부로서는 당분간은 금리를 인상할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본정부가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금리를 인상할수 있는 시점은 아무리 빨라야 올 3분기나 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온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