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 모하마드 만평 전시장 주차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 다시 테러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판 샤를리 에브도’로 불리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테러 단체 가입을 시도한 미국인 이슬람교도인데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IS가 지난달 초·중순부터 인터넷상에서 ‘제2의 9·11’을 선동하는 상황에서 이번 공격이 발생해 미 보안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으로선 델라웨어 주의 조 바이든 부통령 자택을 겨냥한 정체불명의 총격 사건이 있은 지난 1월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테러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든 모양새다.
미 당국은 5일 현재 범행 동기와 더불어 이들 범인 2명과 IS 간의 연계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의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자발적 공격과 IS의 사주 또는 직접 지시를 받은 계획된 테러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만에 하나 IS가 직접 관여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미국 내에서 발생한 첫 직접 테러라는 점에서 미국인들이 느끼는 테러 공포는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아직은 사망한 두 명의 범인이 IS와 연계됐는지 여부를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만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권에선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티브 킹(공화·아이오와) 연방 하원의원은 전날 CNN 인터뷰에서 “모하마드 만평은 전혀 공격적인 일이 아니고 그냥 표현의 자유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 내에서도) 일어날 줄 알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장차 미국에서 일어날 일의 전조”라고도 했다.
이번 사건을 지난 1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연계하면서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에선 그동안 테러 위협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미군이 지난해 8월부터 IS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시작하면서 IS의 직접 대미 보복공격 가능성과 더불어 이들에 영향을 받은 외로운 늑대들의 테러 우려가 고조돼 왔다.
실제 지난 1월에는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거주 크리스토퍼 코넬(20)이 미 의사당에 대한 총격 테러를 기도했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전격 체포됐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코넬은 IS를 추종해 온 전형적인 외로운 늑대 유형의 인물로, 의사당 총격테러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자 신시내티 자택 인근 총포상에서 반자동 소총 2정과 실탄 600발을 구입해 나오다가 체포됐다.
이와 관련해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미국 내에도 언제든 테러공격을 자행할 수 있는 (테러단체의) ‘잠복 조직’(sleeper cells)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FBI가 50개 주 전역에서 IS에 합류하려고 시도하거나 IS를 돕는 이른바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일제 조사를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IS의 대미 테러 위협이 더욱 전방위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자칭 ‘IS 해킹국’이 지난 3월 미군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이메일을 해킹해 자료를 빼낸 뒤 미군 약 100명의 ‘살해 리스트’를 공개했는가 하면 앞서 2월에도 역시 IS를 자칭하는 해커들이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미군 해병대원의 부인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을 위협하는 내용의 협박 글을 올리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