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던 우고 차베스(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두달여 만에 전격 귀국했다. 차베스의 직무복귀설ㆍ권력이양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면서 베네수엘라 정국도 긴박하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차베스 대통령의 정확한 건강상태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차베스가 귀국하며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거나 관리들에게 인사하는 장면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차베스 위중설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반면 쿠바에서 베네수엘라까지 두 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것 자체로 건강이 회복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현지 언론은 병원 직원의 목격담을 인용해 차베스가 걸어서 병원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당장 차베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 미뤄둔 취임선서를 할지 여부가 베네수엘라 정국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차베스의 건강상태를 집요하게 지적하며 취임선서를 요구하고 있다. 취임선서를 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취임선거가 또다시 연기되면 정국혼란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차베스가 취임선서를 한 뒤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고 정권 재창출의 길을 열어주는 방법이다. 이 경우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헌법상 사임 30일 이후로 규정된 재선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관영언론 코레오 델 오리노코는 이날 홈페이지 첫 화면에 재선거를 실시할 경우 마두로가 승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포스트 차베스를 준비하며 마두로 띄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매체는 여론조사 기관 인테를라세스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 마두로의 여론 지지도가 50%로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를 14%포인트 앞선다고 보도했다.
한편 차베스의 귀국에 지지자들은 이날 그가 입원한 수도 카라카스의 산마르틴 군병원 앞 등 곳곳에서 환영집회를 열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차베스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어 숫자가 400만명을 넘었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