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가수 데뷔 및 음반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어린 시절 못다한 가수의 꿈에 도전한 이들 중에는 실력으로 승부하기 위해 자신의 이력 공개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7년 타이틀곡 '지겹죠'로 데뷔한 가수 이은민(본명 이승민)은 최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됐다. 드라마 '타짜' OST에도 참여했던 그는 15일 디지털싱글 '리-하트(Re:Heart)'를 발표했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출신으로 국제소송ㆍ미디어콘텐츠 분야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수 이지(본명 이지영)도 2003년 1집 '스톰(STORM)'을 발매하며 데뷔한 치과 의사다. 서울대 치대 출신으로 서울 강남에서 개인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지는 2집까지 발표했고 최근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OST에서 '꿈의 조각'을 노래했다. 작곡가 고 이영훈의 유작으로 채운 음반 '별과 바람의 노래'로 2007년 데뷔한 박소연도 연세대 치대 출신으로 치과 의사와 가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DP(본명 박성준)는 최근 두번째 싱글앨범 '작업멘트'를 발표했다. 2006년 'NPM(New Paradigm Musician)'이라는 예명으로 1집 싱글앨범 '레이디(Lady)'를 발표, 가수로 데뷔한 황병기도 고려대 치대 출신의 치과 의사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치아관리 캠페인에 나서 '333 치아송'을 발표했다. 서울 강남에서 비뇨기과 병원을 운영하는 이선규 원장도 2005년 성인가요 '홍콩의 밤'으로 데뷔했다. 전ㆍ현직 PD들의 음반 발표도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17일 싸이월드를 통해 데뷔곡 '상사병'을 발표한 가수 PD블루(본명 이주환)는 이름처럼 방송사 PD 출신이다. 학창 시절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반대해 라디오 PD가 됐지만 결국 가수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MBC PD이자 교수인 주철환 전 경인TV 사장도 이달 정식으로 음반 '노래는 불러야 노래'를 냈다. 타이틀곡 '다 지나간다' 등을 직접 작사ㆍ작곡했다. 올 초에는 KBS 라디오 이충언 PD가 '곰PD'라는 예명으로 직접 작사ㆍ작곡ㆍ편곡ㆍ연주ㆍ노래한 디지털싱글 '내일의 추억'을 발표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이미 여러 장의 음반을 냈으며 곧 새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도 최근 디지털싱글 '콜 미(Call Me)'를 발표해 싸이월드 배경음악 판매 1위, 각종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콘서트도 열었다. 이들은 대부분은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직과 가수활동을 겸하거나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주 전 사장은 "환갑이 되기 전에 어린 시절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에 음반을 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음악환경 덕분에 음반을 내기가 쉬워졌다"며 "디지털싱글은 제작비용이 적고 음원 유통이 쉬운데다 실패 부담이 작아 적은 돈을 들인 간편한 시스템 속에서 곡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요계에서는 전문직 종사자 등의 음반 출시가 음악의 다양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직업가수와 달리 '비전문가'의 음반이라는 인식 등 때문에 가수로서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