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무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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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봉비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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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초복(初伏)이다. 하루종일 땀을 흘리고 나면 체력은 떨어지고 입맛도 잃기 십상이다. ‘한해 건강 농사는 복(伏)중에 달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철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더위로 허해진 기를 채우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보양식이다.
흔히 여름철 보양식이라고 하면 삼계탕과 보신탕을 떠올리게 된다. 올 여름에도 이들 두 보양식이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이러한 보양식단에도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송아지고기, 양고기를 비롯 오리, 장어, 전복, 새싹채소 등 해산물과 채소 등도 보양식 대열에 속속 가세하고 있는 것. ‘삼계탕말고 뭔가 색다른 보양식이 없을까’하고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색 보양식 두가지를 소개한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도움말 = 김경미 푸드앤스타일 실장
◇ 성인병에 좋은 오리고기
오리고기는 고기가 연하고 맛이 담백해 예로부터 ‘날개 달린 작은 소’라고 불려왔다. 그 동안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과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많지 않았지만 콜레스테롤이 적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맥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고 허약한 체질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스태미너 음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본초강목 등 옛 의학서에는 오리고기가 순환기 계통의 환자식이용으로 많이 활용됐으며 허약체질 등에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고, 닭에 비해 불포화지방산이 10% 가량 높아 비만에도 좋다. 가격이 닭에 비해 2배 가량 비싸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새로운 여름철 보양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 오리무중(五里霧中)
재료 : 오리 1마리, 은행 200g, 표고버섯 50g, 후춧가루, 맛술, 육수, 파, 생강, 조미료, 소금
만드는 방법
1. 은행은 껍질을 벗겨 알맹이를 끓는 물에 데쳐낸 뒤 심을 뺀 후 끓는 물에 다시 데쳐 쓴맛을 제거하고 식용유로 튀겨낸다.
2. 오리는 목과 발을 잘라낸 뒤 소금, 후춧가루, 맛술을 오리의 안과 밖에 골고루 뿌린 후 그릇에 담는다.
3. 그릇에 담은 오리 위에 파, 생강을 얹고 센불로 1시간 정도 쪄낸다.
4. 다 익으면 파와 생강을 걷어내고 오리의 살만 발라내 적당한 크기의 토막으로 썰어 은행과 표고버섯으로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5. 처음 오리를 찌고 남은 국물을 여기에 붓고 솥에서 30분간 더 찐뒤 그릇에 가지런히 담는다.
6.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남은 맛술, 소금, 조미료, 후춧가루를 넣은 후 오리찜 그릇에서 국물을 따라내 붓고 끓으면 전분으로 걸쭉하게 만들어 오리 위에 끼얹어 식탁에 올린다.
◇ 영양이 풍부한 용봉탕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보신음식으로 널리 애용되어 온 것이 용봉탕(龍鳳湯)이다. 용봉탕의 용은 ‘龍’을, 봉은 ‘鳳凰’을 일컫는 말인데 존재하지도 않는 용과 봉황을 가지고 요리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여기서 용과 봉은 용봉탕에 쓰이는 음식재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봉(鳳)으로 ‘닭’을 사용하나 용(龍)으로는 중국에서 ‘뱀’이 주로 사용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잉어’가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 용봉탕은 궁중요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문헌에 의하면 닭, 잉어, 달걀, 무, 미나리, 표고버섯, 소안심살, 전복, 해삼, 잣 등을 재료로 사용했다고 기록돼 있다. 결국 용봉탕이란 잉어와 닭을 주재료로 하고 여기에 각종 부재료를 첨가해 백숙한 요리인 셈. 주재료인 잉어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이 3.79%나 들어 있어 동맥경화나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된다. 닭고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삼계탕의 효능도 함께 맛볼 수 있다.
▦ 용봉비천(龍鳳飛天)
재료 : 잉어 1마리, 닭(영계) 1/2마리, 표고5개, 대추 5개, 밤 5개, 다진파 2T, 마늘 1통, 참기름 약간,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방법
1. 닭은 영계로 준비해서 머리와 발을 잘라내고 내장을 꺼내서 깨끗이 손질한다.
2. 잉어는 살아있는 것을 준비하여 꼬리를 잘라 피를 뺀 뒤 비늘을 긁어 토막을 내어 깨끗이 손질한다.
3. 표고는 물에 불려 꼭지를 떼고 대추는 씨를 빼고, 밤은 껍질을 벗겨 놓는다.
4. 달걀은 지단을 부쳐 곱게 채 썬다.
5. 냄비에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닭, 표고, 밤, 대추, 통마늘을 넣어 푹 끓인다.
6. 닭이 완전히 익으면 건져내어 살을 발라 찢어서 파, 마늘, 참기름, 후춧가루를 넣어 무친다.
7. 닭을 삶은 국물에 잉어토막을 넣고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무를 몇 조각 넣고 뿌연 국물이 날 때까지 끓인다.
8. 용봉탕의 깊은 맛이 우러나면 소금, 후추간을 한 후 그릇에 떠서 닭고기 무친 것과 지단과 실고추를 얹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