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11월 10일] 2% 부족한 G20 진행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시내가 온통 난리다. 당장 11~12일 이틀 동안은 회의가 열리는 삼성동 COEX 주변은 물론이고 특급호텔 12곳과 대사관ㆍ국립중앙박물관ㆍ리움미술관 등 행사장 주변이 역대 최고 단계의 경비와 교통통제에 들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회원국 정상 20명과 초청국 정상 5명, 이들을 수행하는 재무장관과 관료 등을 포함해 무려 4,0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이 회의에 참석한다. 하루 앞서 오늘부터 이틀간은 세계 34개국에서 최고경영자(CEO) 120명이 참석하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다. 우리나라를 찾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 글로벌 기업인들에게 친절한 의전과 철저한 경호와 경비를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민이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정부가 행사기간 동안 협조를 요청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완벽한 경호와 경비를 빌미로 국민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영업활동ㆍ언론보도까지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G20 행사당국이 경호를 명분으로 행사장 주민들에게 관할 동사무소에서 거주 사실을 확인하는 스티커를 발급 받도록 하거나 경비통제선 밖의 노점상들까지 수일 전부터 영업을 중지시키는 것은 지나치다. 행사장과는 동떨어진 서울역 등 강북지역의 노숙자들을 위압적으로 검문하는 것도 과도하다. 사업과 관광차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기내에서 회의장소 근처에도 가지 말도록 안내문을 나눠주는 것은 이미 외국인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 4,0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이 취재에 나서지만 겨우 70여명 정도의 풀기자단이 행사시작 부분만 잠시 취재하도록 허용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국민들도 바라고 있다. 정부가 평소 얘기하듯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다가선 것처럼 국민들의 시민의식도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시시콜콜 국민을 가르치고 통제하려 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선진 시민의식을 부정하는 꼴이다. 정부가 G20 의장국에 걸맞게 선진국 수준의 세련된 경호와 경비, 행사 진행 솜씨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