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창업시장에도 글로벌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심 대형상권이나 대학가 등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베트남쌀국수, 라멘, 젤라또, 와플 등 해외 외식 아이템을 내세운 전문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
10여년 전 국내 소비자들에게 맛을 알리기 시작한 베트남쌀국수는 이제 면 요리의 주연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호아빈', '포베이', '포메인', '포호아', '호아센' 등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10여개가 넘을 정도다. 베트남쌀국수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외식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웰빙 트렌드와 잘 맞았기 때문. 쌀로 만든 국수에 고기, 야채 등이 들어간 쌀국수는 소화가 잘 되고 영양 성분이 고르게 들어있는데다 칼로리가 적어 건강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육수 개발 등 현지화에 성공한 것도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뒷받침했다. 박규성 호아빈 사장은 "육수에 정향, 팔각, 계피 등 11가지 한약재를 가미해 베트남쌀국수 특유의 향신료 맛과 느끼함을 없애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담백한 맛을 살렸다"고 말했다.
라멘, 사케 등 일본에서 건너온 외식 아이템들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라멘전문점의 부활이 눈에 띈다. 라멘은 특유의 느끼한 맛 때문에 그 동안 국내 시장에 확산되지 못했으나 육수의 느끼한 맛을 줄이고 웰빙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라멘&마끼전문점 '멘무샤'는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맞는 라멘'을 표방, 기존 일본 라멘이 가지고 있던 느끼한 맛을 없애고 사골 등으로 육수를 만들어 담백한 맛을 살렸다. 멘무샤 시청점을 운영하는 홍종호 점장은 "인스턴트 라면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고 최근에는 음주 후 해장을 위해 라멘을 찾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디저트 시장에서는 유럽 바람이 거세다. 대표적인 디저트 메뉴인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는 미국 스타일의 공장형 아이스크림에서 벗어나 홈메이드 방식의 이탈리아 젤라또 아이스크림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는 전국 230여개 매장을 운영하며 젤라또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디저트인 와플의 경우 최근 벨기에 와플이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이들 외래 아이템은 해외의 맛이나 분위기는 살리되 우리 소비자들의 입맛과 정서를 고려해 거부감을 줄임으로써 대중화에 성공했다"며 "해외 메뉴를 들여올 때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한 현지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