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립형 사립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학교가 있는 지역의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4일 2010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른 일반계반 학생 45만4,516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2005~2009학년도 수능시험 성적을 1~4등급, 5~6등급, 7~9등급 등 3개 그룹으로 묶어 분석했으나 올해는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등급별로 발표했다. ◇경기 의왕, 3개 영역에서 1등급 1위 '기염'=232개 시ㆍ군ㆍ구를 대상으로 최상위권인 1등급 비율과 전체 학생의 학력 수준을 보여주는 표준점수 평균을 분석한 결과 특목고와 자율학교가 있는 지역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모든 영역에서 수능 1등급 비율 상위 30개에 포함된 시ㆍ군ㆍ구는 서울 강남ㆍ서초ㆍ강동구, 부산 연제ㆍ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광주 남구, 경기 과천ㆍ의왕시, 충남 공주시, 경기 양평군, 전남 장성군 등 모두 13곳이다.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면 지역에 특목고를 두고 있거나 비평준화된 지역이다. 충남 공주와 전남 장성은 자율학교인 한일고와 장성고가 1등급 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표준점수 상위 30개 시ㆍ군ㆍ구에도 들어가 있다. 특히 경기외고 등이 있는 경기 의왕시는 언어(14.0%), 수리나(21.3%), 외국어(24.2%) 등 3개 영역에서 가장 높은 1등급 비율을 나타내는 기염을 토했다. 수리 가ㆍ나를 구분하지 않을 경우 서울 광진구, 경기 김포ㆍ동두천ㆍ용인시, 경기 가평군, 강원 횡성군 등도 30위권에 포함된다. 이들 지역 역시 외국어고와 국제고ㆍ자사고가 있는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학교 간 평균 최대 73점 차이=지난해 수능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역ㆍ학교별 격차가 뚜렷했다. 영역별로 표준점수 평균이 시도 간 최대 13점, 시ㆍ군ㆍ구 간 44점, 학교 간에는 73점이나 차이가 났다. 16개 시도 가운데 제주는 언어(104.7점), 수리가(105.6점), 수리나(104.9점), 외국어(104.8점) 등 4개 영역에서 모두 표준점수 평균 1위를 차지했고 광주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인천은 모든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 수리나와 외국어는 표준점수 평균이 꼴찌를 기록했다. 수리가의 경우 1위 제주와 꼴찌인 전북 간 격차가 12.8점이었다. 시ㆍ군ㆍ구와 학교 등 분석 단위가 세분화될수록 점수 차는 더욱 벌어졌다. 수리가 영역 1위를 차지한 강원 횡성군(114.0점)과 가장 낮은 곳의 점수 차는 44.1점이나 됐고 학교 간 평균도 언어영역의 경우 127.6점인 학교가 있는 반면 54.2점에 그친 학교도 있었다. 최상위권 학교와 최하위권 학교가 언어뿐 아니라 수리와 외국어에서도 비슷한 수준 차이를 보였다고 가정하면 3개 영역의 표준점수 합산 성적이 200점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어서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010학년도 수능 4개 영역의 학교 간 차이는 59~73점으로 2009학년도의 57~73점과 비슷하다.
언어·외국어는 여고, 수리는 남고 강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