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책임 근무제'를 내년부터 정식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팀보다 작은 조직인 '셀(Cell)'을 도입하고, 직급제를 폐지하는 등 조직 개편을 거듭해 온 네이버가 정보기술(IT) 기업만의 '일하는 문화'를 안착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최근 지난 8월부터 시범 운영해온 책임 근무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책임 근무제란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시간 없이 직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제도로, 업무 시간의 경계를 없애 직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하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다.
네이버는 현재 원하는 부서에 한해 이뤄지고 있는 책임 근무제를 내년 회사 전체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범 운영기간 동안 '글로벌 상황에 맞춰 업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했다', '아이를 아침에 병원에 데려다 주고 올 수 있어 좋았다'는 등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전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4월 팀제를 폐지하고 셀을 도입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축 시키기도 했다. 급변하는 IT 기업 환경에 맞게 실행력과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또 일부 부문에서는 부장, 차장, 과장 같은 직급을 없애는 대신 'A레벨'과 'P레벨' 등 2단계로만 나눠 조직을 유연화했다. 신입사원의 경우 처음 2년 동안은 콘텐츠·서비스·신규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면서 본인의 적성을 찾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런 노력이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국내 IT 기업의 전반적인 근무와 조직 분위기가 외국에 비해 다소 경직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직원이 회사 일 외에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고, 회사 내부는 대학 도서관 같은 분위기여서 자유롭게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몇몇 벤처 업체들이 자율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업계 전반으로 확산이 되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시도가 안착하게 된다면 국내 IT 업계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