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먼델의 수상논란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왜 하필 로버트 먼델이 20세기 마지막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는지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먼델은 좋아하지만, 감세(減稅)에 초점을 맞춘 그의 공급중시이론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먼델의 업적이 평가받는 것은 그가 특정지역에 대해 잘 알거나 환율·세금 등을 잘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무엇이 인간에게 경제활동 동기를 부여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상호작용을 하는지 꿰뚫어 보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먼델은 사람들이 정부의 독단적인 간섭 대신 스스로 계획을 짜서 자신의 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질수록 더 창조적이고 생산적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활성화를 위해선 개인보다 정부가 앞장서서 모든 것을 주도해야 한다는 케인스 학파의 이론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이런 주장을 펴 당시로서는 엉뚱한 주장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지금까지 케인스 이론에 매달려 있는 경제학자들에겐 먼델의 이론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미 레이건 대통령은 낮은 세금이 높은 경제 성장을 가져오고, 이같은 성장은 재정 적자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먼델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이는 미국경제의 부흥으로 이어졌다. 현재 미국 재무부장관인 로렌스 서머스와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폴 크루그먼은 지난 82년 레이건 행정부에 그대로 가다간 달러 약세와 함께 가까운 미래에 『심각한 인플레 가속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먼델의 공급 주의 이론에 따른 레이건 행정부의 긴축정책과 감세조치는 이들의 시나리오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다. 레이건 시대에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았고 달러화는 강세를 거듭해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경제 성장의 시대를 열었다. 90년대 초반의 짧은 침체기를 제외하면 미국 경제는 20년째 계속되는 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해 한결같은 주장을 펼쳐 세계 최대인 미국 경제를 재건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 이것이 먼델의 업적이며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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