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생명 지난주말 인수협상 결렬통보국민생명 매각을 위해 정부와 뉴욕생명이 2년 넘게 끌어온 협상이 결렬돼 원점으로 돌아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7일 『지난주 말 뉴욕생명이 국민생명 인수협상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협상결렬을 통보해 왔다』며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국민생명을 국내에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생명은 다른 부실생보사에 비해 영업기반이나 인적자원, 자산 건전성 등이 양호하기 때문에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많다. 현재 국민생명을 인수하고자 하는 곳은 SK와 LG그룹 그리고 동부생명 등. 그러나 적당한 매각처가 없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국민생명은 지난해 3,6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누적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유가증권 투자에서 수백원대의 매각이익을 내면서 올해 3월 결산에서 6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나 LG그룹이 쉽게 국민생명을 인수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대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재벌 계열사 정리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현대그룹이 생보업 진출을 위해 현대증권 등 5개 자회사를 동원해 부실이 심한 한국생명과 조선생명에 수천억원을 출자한 반면 뉴욕생명은 흑자가 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SK그룹은 부실해진 SK생명에 1,000억원을 넘게 출자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기로 한 만큼 인적구성이 좋은 국민생명을 인수해 영업확장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재벌축소라는 정부의 원칙에 어긋나고 부실사인 SK생명이 부실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아 일단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LG그룹은 한성생명을 인수해 생보업에 뛰어들었지만 한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이 너무 낮아 국민생명을 인수하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프랑스 악사와 합작한 동부생명은 지난해에도 제일생명을 인수하려고 시도하는 등 몸집을 키우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동부생명은 계열사 사옥을 팔아 국민생명을 인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난해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아 소송에서 지급명령이 내려지는 등 직원들 월급도 못주는 상황에서 다른 생보사를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금감위가 2년 넘게 협상을 끌어오면서 국민생명의 영업전략과 비밀이 다 새나갔다』며 『성급한 부실생보사 지정, 매각지연 등으로 영업이 타격을 받은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