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티켓에 암호 찍어 전신검색

박기춘 의원 “3년간 승객 4만여명 무차별 알몸검색…인권침해”

인천국제공항이 위해 물품을 소지한 것으로 의심되는 승객의 비행기 티켓에 몰래 암호를 표시해 놓고 일명 알몸검색이라 불리는 전신검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심검색이란 일반적으로 국제선 항공기 탑승시 실시하는 스캐너로 훑는 정도의 보안 검색뿐 아니라 전신검색기에 몸을 대고 받는 추가 검색을 말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은 지난 3년간 4만명에 가까운 승객의 몸을 전신 스캐너로 검색했는데 충격적인 것은 공항이 검색 대상 승객들의 티켓에 몰래 암호를 표기해 실시해 왔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항공사가 발권 시 티켓에 암호로 ‘SSSS’ 표시를 하면 검색요원들이 이 표시를 보고 무차별 검색을 해왔다”며 “그러나 수만 건의 검색에도 불구하고 위해 물품을 적발한 건수는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SSSS표시가 찍힌 승객 중에는 3살 어린이부터 70살 노인까지 다양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전신 검색을 당한 승객 대부분은 자신이 검색 대상이 된 이유를 설명 받지 못했으며 검색 기준은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통보해 준 자료에 일방적으로 의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일명 알몸검색기라 불리는 정밀 검사기기는 인권침해 논란이 예상돼 미국에서도 이미 다른 수단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공항 측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고 나서 전신 검색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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