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 비중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채무건전성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개선된 것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무 잔액은 4,134억달러로 전년 대비 147억달러 증가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는 1,267억달러로 107억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총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6%로 전년 말(34.5%)에 비해 3.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9년 말 29.7%를 기록한 후 13년 만의 최저치다.
김영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외국환은행 등 예금 취급기관의 단기차입금 상환으로 단기외채 비중이 굉장히 낮아졌다"며 "정부 '거시건전성 3종세트'의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대외채권 잔액은 5,359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392억달러 증가했다. 통화 당국의 준비자산, 즉 외환보유액을 206억달러 늘렸다. 외환보유액의 환금성이 필요하다 보니 장기대외채권(113억달러)보다 단기대외채권(279억달러)의 증가폭이 더 컸다.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8,420억달러로 1년 전보다 883억원 늘었다. 외국인투자 잔액은 9,450억달러로 같은 기간 1,068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투자가 늘어난 데는 거래요인(318억달러)보다 국내 주가 상승과 원화가치 절상 등 비거래요인(750억달러)이 많이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