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 영웅전] 칼을 뽑지 않았다

제7보(101~120)



역시 이세돌은 흑1로 호구를 쳤다. 바로 이 자리를 백이 선수로 두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백도 모양에 약점이 있으므로 일단 2로 뛰어 보강을 했는데…. "흑이 모험을 하고 있습니다."(옥득진) 흑3이 모험이라는 것이었다.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밀고 나오면 과연 흑이 견딜 수 있을까. 흑이 2로 막는 것은 백이 3을 선수로 두고 5로 끊어서 흑이 견디기 어렵다. 그러므로 흑은 일단 참고도2의 흑2로 끊을 수밖에 없다. 백은 3으로 나오고 흑은 4 이하 8로 수상전을 도모하게 되는데 백이 9로 나오면 이것 역시 흑의 고전이다. "홍성지가 대세를 낙관하고 있군요."(옥득진) 홍성지는 실전보의 백4로 순순히 받았고 결국 흑15까지의 절충이 이루어졌다. 흑15가 놓이자 참고도2와 같은 싸움은 백이 해볼 수가 없게 되었으므로 그냥 백16으로 잇는 진행으로 낙착이 되었다. "백이 칼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전이 되고 말았어. 백이 만약 이 바둑을 진다면 이 강수를 결행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 될 거야."(서봉수) 홍성지의 스승 김원7단은 빙그레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러앉았던 기자들은 장기전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잡담을 시작했다. 화제는 여류기사 한해원3단이 개그맨 김학도와 결혼한다는 얘기로 모아졌다. 여류기사 가운데 미모로 소문났던 한해원이 아주 특별한 신랑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김학도가 아주 특별한 신부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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