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새금융] 대구은행

올들어 대구은행은 다시 일어섰다. 경비절감, 자금조달 운용의 효율화, 신규 부실여신 방지 등에 힘입어 지난 9월말 현재 업무이익 2,573억원, 충당금전립전이익 2,399억원, 순이익 1,820억원을 기록했다.많은 은행들이 대우 사태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과 주식평가손 발생으로 손실을 기록한 것과 달리 상반기에 1,321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다시 3개월만에 500억원의 추가 이익을 낼 만큼 좋아졌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 연말 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이 적용됨에 따라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대구은행은 충당금을 100% 적립하고도 500억원대의 흑자가 예상된다. 이처럼 대구은행이 단기간에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수익기반에서 비롯된다. 대구은행은 주영업기반인 대구지역의 시장점유율이 40%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 지난 8월 수신고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금껏 꾸준히 수신고가 늘고 있으며 질적인 면에서도 요구불 예금등 저원가성 자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의 경영전망도 낙관적이다. 대구·경북의 주력산업인 섬유, 건설, 기계, 자동차부품, 유통업 등이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으며 주요 경제지표들도 크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 9월 대구지역의 어음부도율은 0.16%로 지난 91년 이후 최저치. 산업생산도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나는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워크아웃 업체들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대구은행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대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관리단을 파견하고 있는 업체는 대구백화점과 화성산업. 이 가운데 대구백화점은 그동안 대백관광, 대백기획을 매각하고 대백건설, 대백가구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등 유통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를 매각·정리, 백화점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워크아웃이 확정된 화성산업은 보유자산 처분등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 흑자로 전환되는등 경영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구은행은 이들 회사가 워크아웃에 편입된 이후 추가 자금지원 없이 여신을 각각 100억원 줄였으며 현재 이자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상환받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근 실시한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를 통해 납입자본금을 6,021억원으로 늘려 연말 FLC 적용 후에도 국제결제은행(BIS) 자 본비율이 12%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공격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대규모의 이익을 바탕으로 미래 은행 경쟁력의 척도인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쪽에 투자를 확대하는등 탈지방은행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서덕규(徐德圭)행장은 『책임경영체제를 통해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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