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억달러 양키본드 중도상환 '고심'

서울시가 지난 94년 2기 지하철 건설을 위해 발행한 3억달러 규모의 양키본드 중도상환 문제를 놓고 고민중이다.이 채권은 10년 만기 상품이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발행한지 5년이 되는 내년 7월말 서울시에 되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가 붙어있어 자금조달 대책을 마련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양키본드 풋옵션 행사 여부는 외국인들이 우리 경제의 앞날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를 나타내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신용도면에서 국내기관중 한국전력 등과 같은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일단 3억달러 규모의 양키본드를 다시 발행하거나, 국내에서 원화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여 갚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내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과 금리·환율전망 등이 유동적이어서 외국인들이 풋옵션을 행사할지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 현재로선 미국·일본계 은행 등 외국인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는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우선 시의 투자등급이 양키본드를 발행한 지난 94년 A1에서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투자부적격인 BA1으로 떨어져 투자위험이 훨씬 커졌다. 정부가 지난 4월 국제금융시장에서 발행한 외화표시국채 10년짜리의 수익률도 최근 9% 수준으로 서울시 양키본드 이자(연 7.875%)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풋옵션을 행사한 뒤 외국환평형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이 외국인에게 이익인 셈이다.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풋옵션을 거의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우선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미국 무디스가 내년초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인 BAA3로 한 단계 상향조정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신용등급도 동반상승, 양키본드 발행금리가 지금보다 3%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년만기 회사채금리가 최근 8% 수준을 유지하는 등 실세금리와 환율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시의 운신폭을 넓혀주고 있다. 양키본드를 재발행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내에서 원화채권을 발행, 그 자금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풋옵션에 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앞으로의 상황변화를 지켜보고, 주변여건을 충분히 검토해 내년 4~5월쯤 원화채권 또는 양키본드 발행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임웅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