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지수가 추락을 거듭,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나빠졌다. 월소득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비지수는 반짝 상승했지만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지수는 사상 최악의 수준을 보이면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를 보면 6개월 후의 경기ㆍ생활형편ㆍ소비지출 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85.1로 전월(86.6)보다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6개월 후의 경기가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나빠진다고 보는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지수는 지난 2000년 12월의 82.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데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2월의 86.7에 비해서도 1.6포인트 떨어져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악화됐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7월부터 80대로 떨어진 소비자기대지수는 8월 87.0으로 전월보다 낮아진 뒤 9월 88.9로 올라 상승하는 듯했지만 10월 88.0, 11월 86.6 등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항목별로는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74.2로 2000년 12월의 64.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는 89.8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00년 12월의 87.9 이후 처음으로 80대로 떨어졌다. 소득수준별로는 전월 사상 최악을 기록했던 월소득 400만원 이상 고소득 계층의 소비자기대지수가 93.1로 전월(88.7)보다 큰 폭으로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100만원 미만은 77.1로 98년 11월 관련 통계 작성 후 가장 낮았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지난해 12월 62.2에 그쳐 2개월 연속 떨어졌다. 한편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월 12.8%에서 14%로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부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27.9%에서 27.4%로 줄었다. 씀씀이를 극도로 줄이면서 빚 갚는 데만 치중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