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북미등 판매호조… 상반기 최대실적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전세계에서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거의 산업 전부문의 부진에도 불구, 도요타ㆍ닛산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유럽ㆍ북미ㆍ아시아 등지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일본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전망 역시 '장밋빛'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본 1위 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연간 경상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4% 늘어난 7,600억엔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기 연간 경상이익이 7,000억 엔을 넘어선 것은 일본 기업으로서는 사상 처음.
미국 시장 매출이 4% 늘어났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던 유럽시장에서 30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대할 정도로 판매가 급증한 것이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도요타는 올해 서유럽을 겨냥해 여러 인기 모델을 선보이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 유럽 판매실적을 17%나 신장시켰다.
닛산자동차도 9월 중간 연결 결산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닛산의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늘어난 3조2,800억엔, 영업이익은 무려 84%나 증가한 3,480억엔에 달했다.
일본 국내와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의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과 함께 카를로스 곤 사장의 주도로 추진해 온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노력이 수익 증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실적 호조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선전(善戰)이 큰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10년간 일본 업체들은 북미 시장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수입제한조치와 빈약한 유통망,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고전했었다.
그러나 최근 현지생산 강화를 통해 가격 및 물류비 등을 낮추면서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는 것.
한편 '메이드 인 재팬' 자동차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 향후 일본 업체들의 '전성시대'를 예감케 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소비자 품질을 조사하는 JD파워앤어소시에이츠가 최근 2~3년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운전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