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결산을 앞두고 수 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상장사들이 ‘생존’을 위한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중견 증권사조차 부실기업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대규모 손실에 직면하는 사례가 등장하는 등 투자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앤알이 실시한 75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주관사로 나섰다 수십 억원 손실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교보증권은 주관사로서 실권주 750만주(37억5,000만원)를 주당 500원에 잔액 인수했지만 주식을 양도받은 지난 17일 지앤알이 부도설에 휩싸이며 손실 위험에 직면했다. 다행히 1차 부도를 면해 최악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부도설로 지앤알 주가가 295원까지 급락, 인수가를 크게 하회해 어느 정도의 손실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이미 인수한 지앤알 주식 750만주를 주식운용부로 넘겼다”면서 “매각 여부는 주식운용부에서 결정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손실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앤알은 올해 3ㆍ4분기까지 109억1,155만원의 적자를 낸 상장사로 지난해 1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61년 전통의 교보증권조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유상증자 실권주 잔액인수에 나섰다 손실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몇 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장사의 경우, 주가가 하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유상증자에 투자한다 해도 수익보다는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기업설명(IR) 담당자는“결산을 앞둔 시점에 적자 지속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잇따르는 사례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며 “연말 한계기업들이 실시하는 일반공모 및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자본잠식을 탈피코자 하는 연례행사”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12월 들어 불특정 투자자 및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알린 상장사 10개사 중 절반(6개사) 이상이 몇 년에 걸쳐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앤알을 비롯해, 10억원 미만 소액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영진인프라는 5년 연속, 청호전자통신은 지난 2008년 이후 적자를 기록 중이다. 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케이에너지와 헤스본, 허메스홀딩스 등도 3~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