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의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 2003년 국내 외식산업의 규모는 약 44조원으로 90년보다 2.6배나 성장했다. 외국계 외식 브랜드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앞다퉈 외식업에 뛰어들고 있다. 음식점 창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명예퇴직자가 늘고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음식점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식업 만큼 경쟁이 치열한 업종도 드물고 실제로 실패율도 높다. 음식장사를 더 이상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는 얘기다. 서울경제는 국내 외식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예비 창업자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음식점 경영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외식산업의 뉴 리더들’ 시리즈를 연재한다. “송추가마골은 도저히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분 좋은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맛과 서비스에 정성을 기울이면 성공할 수 있거든요.”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갈빗집 ‘송추가마골’을 운영하는 김오겸(사진) 대표는 올해로 음식장사 경력이 26년째다. 70년대 후반 엘리베이터 기술자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면서 번 돈 600만원을 종잣돈으로 서울 성수동에 ‘마포갈비’를 차린 것이 지난 80년. 이후 우이동, 송추로 자리를 옮겨가며 사업을 확장해 현재 송추, 의정부, 양주 덕정리 등에 4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음식 부자’가 됐다. 특히 송추 본점은 본관과 신관을 합쳐 연면적이 2,000평이 넘는 초대형 음식점으로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이다. 규모뿐 아니라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은 국내 대형 할인점에서도 벤치마킹 해 갈 정도로 우수하다. 양주시장이 직원들에게 수시로 “송추가마골 만큼만 하라”고 강조할 정도라고 하니 서비스 수준을 짐작할 만 하다. 김 대표는 “음식업은 맛과 메뉴개발, 청결, 시설, 물류시스템, 서비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정신만 있다면 음식 맛도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송추가마골은 음식점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학습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달에 서너 차례, 많게는 예닐곱 차례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직원들의 근무 연수에 따라 나눠 자체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해외 연수, 외부 연수기관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도 참가한다. 매장 직원들은 수시로 고객만족(CS) 교육, 위생교육을 위한 미팅에 참가해야 한다. 서비스만 좋다고 고객들이 일부러 외진 곳까지 멀리서 찾아올 리 없다. 음식점의 기본인 맛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송추가마골의 주 메뉴인 양념갈비는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한 양념 방식으로 여타 양념갈비와 뚜렷하게 차별화 된다. 식재료도 최고 품질의 제품만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추에 이물질이 나올까 봐 10년전부터 일반 제품보다 서너배 가량 비싸지만 수경재배로 키운 것만 사용한다. 김 대표는 조만간 20여개 협력업체 사장들을 불러모아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격은 비싸더라도 최고 품질의 식자재를 납품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그는 “납품업체들에게 전액 현금결제를 해주고 있다”면서 “아무리 오랫동안 거래했다고 하더라도 품질이 떨어지면 그 즉시 거래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유별나다는 말을 듣더라도 납품업체와의 상생은 결국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음식업 성공 조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음식점 경영을 만만하게 보고 쉽게 차리지만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고객들은 금방 외면한다”면서 “공기밥 하나라도 제대로 제공한다는 자세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