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포철 지분 12.84%를 연내 국내에서 매각한다는 방침만 확정했을 뿐 매각방식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철강업계는 정부가 산업은행의 포철 지분 12.84%를 여러 기업에 3% 정도씩 배분하는 방안과 증시에서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매각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2.84%를 한 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은 특정업체에 포철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그러나 3~5개 업체에 3% 정도씩 포철 지분을 분산 매각하더라도 특정업체가 지배주주로 떠오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증시에서 공개매각하는 것보다 여러 기업에 3% 정도씩 매각하는 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얹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현대와 삼성그룹은 지난해 각각 2.27%와 2%였던 지분을 최근 2.7%와 3.05%로 늘렸다. 물론 이들 그룹의 추가 지분은 계열 투신사의 주식형 펀드에서 취득한 것이지만 언제든지 경영권 행사와 연결될 수 있는 지분이라는 점에서 다른 업체들의 경계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현대와 삼성, 롯데그룹 등이 포철 주식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민영화된 포철이 특정 기업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산업은행 보유 지분은 증시를 통한 공개 매각으로 국민주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나머지 산업은행 보유 주식을 하반기에 국내에서 매각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매각 방식은 민영화 추진위원회에 상정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훈기자LHOON@SED.CO.KR